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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생각

Anthropic이 AI에 대해 8만 1천 명에게 물었습니다 - 희망과 두려움의 공존

지난해 12월, Anthropic이 Claude 사용자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AI가 어떤 미래를 가능하게 해주길 바라는지, 그리고 무엇이 두려운지를요. 
일주일 만에 80,508명이 응답했습니다. 
159개국, 70개 언어. Anthropic은 이것이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다국어로 진행된 정성 연구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Anthropic이 별도로 구성한 'Anthropic Interviewer', 즉 인터뷰 전용으로 설계된 Claude였습니다. 
AI가 AI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직접 물어본 셈입니다.
3월 18일, 그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생산성이 아니었습니다.
응답자의 19%가 직업적 탁월함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그 이유를 더 깊이 물었을 때, 답변은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메일 자동화가 실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었고, 
효율적인 업무가 실은 일이 아닌 것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응답자의 3분의 1이 원한 것은 현대의 일이 밀어낸 삶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었습니다.
이메일 자동화에 대한 바람이 실제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 보고서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따로 있었습니다.
희망과 두려움이 서로 다른 집단에 있지 않았습니다. 같은 사람 안에 공존했습니다.
AI에게 감정적 지지를 가장 많이 의존하는 사람이 의존성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AI로 배우는 것에 가장 열정적인 사람이 사고력이 쇠퇴할 것을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아끼는 사람이 동시에 업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Anthropic은 이것을 '빛과 그림자 효과(Light and Shade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같은 기능이 혜택도 만들고 해악도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패턴은 연구팀이 측정한 다섯 가지 긴장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AI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둘을 동시에 안고 있었습니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습니다.
AI에 대한 전반적인 긍정 정서는 모든 국가에서 60%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일수록 AI에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경제적 혜택에 대한 기대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제적 이동성에 관한 긴장과 AI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사이의 간극은
다른 긴장에 비해 희망과 두려움이 같은 사람에게 공존하는 비율이 낮았습니다. 
이 긴장만큼은 사람들이 다른 편에 서 있었습니다.
경제적 혜택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비율은 
독립 노동자, 즉 기업가, 소규모 사업주, 부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훨씬 높았습니다. 
기관 소속 직원의 14%가 실질적 혜택을 경험한 반면에 독립 노동자는 47%였습니다.

저는 이 연구가 AI를 함께 쓰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능을 설명하는 것보다 "어떤 걱정이 있는지"를 먼저 듣는 것이 실제 도입 과정에서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움이 예상과 다른 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8만 1천 명의 답변이 보여준 것은 AI에 대한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훨씬 솔직하다는 것입니다.
낙관과 불안이 공존한다는 것이 지금 AI를 마주하는 사람들의 실제 모습에 가장 가까운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Anthropic이 공개한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anthropic.com/81k-inter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