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OpenAI가 o1-preview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당시 많은 개발자들이 이 모델을 단순히 더 똑똑한 모델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점이 AI 모델의 패러다임이 바뀐 분기점이었습니다.
기존 LLM은 입력에 대해 가장 그럴듯한 다음 토큰을 예측합니다.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구조적으로 "그럴듯한 답"을 찾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하지만 o1-preview는 달랐습니다. 응답 전에 내부적으로 추론 과정을 거칩니다.
틀린 경로를 되짚어 보고, 다른 전략을 시도하고, 스스로 오류를 인식합니다.
이를 Test-time Compute라고 합니다. 학습이 아닌 추론 시점에 연산을 더 투입해서 품질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기존 모델이 "이 질문에 대답은 무엇인가"를 찾는다면,
추론 모델은 "이 문제의 정답은 무엇인가"를 찾습니다.
모델의 성능 수치가 이 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AIME 수학 경시대회 기준으로 GPT-4o의 정답률은 13%였습니다.
o1-preview는 83%입니다. 같은 시기와 같은 회사의 모델입니다.
모델을 더 크게 만든 것이 아닙니다. 강화학습 기반으로 학습 방법론 자체를 바꾼 것입니다.
Codeforces 코딩 대회에서는 상위 11%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했고, 물리·화학·생물 PhD 수준 벤치마크에서는 75~80%를 기록했습니다.
스케일을 키운 것이 아닌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것만으로 이 정도 성능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o1 이후 이 방향은 업계 표준이 됐습니다.
OpenAI는 o3, o4-mini를 거쳐 2025년 8월 GPT-5를 출시했고,
GPT-5는 자동 라우터가 응답 복잡도에 따라 일반 모드와 Thinking 모드를 실시간으로 선택하는 구조입니다.
Anthropic도 이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Claude 3.7 Sonnet에서 Extended Thinking을 처음 도입한 이후
현재 Claude Sonnet 4.6, Opus 4.6까지 추론 기능을 핵심 역량으로 내재화했습니다.
추론은 더 이상 별도 모델의 특수 기능이 아니라 프론티어 모델의 기본 전제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GPT의 답변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인은 모델이 아니라 사용 방식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GPT-5를 Thinking 없이 쓰면 확실히 아쉬운 구간이 있습니다.
Thinking을 켜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복잡한 시스템 설계, 엣지 케이스가 많은 비즈니스 로직, 레거시 코드 맥락이 얽힌 디버깅에서 체감 차이가 큽니다.
모델이 나빠진 게 아니라 추론 모드 없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던 것입니다.
Claude도 마찬가지입니다.
Opus 4.6에서 복잡한 아키텍처 결정을 다룰 때
모델이 여러 트레이드오프를 스스로 검토하고 판단 근거를 구조적으로 짚어내는 과정이 보입니다.
단순히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추론 모델이 잘하는 것이 코드와 로직만이 아닙니다.
저는 Perplexity Pro를 구독하고 있는데 사용 빈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Claude에서 Extended Thinking을 켜고 기술 트렌드나 레퍼런스 비교 질문을 던지면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파악하고 판단까지 함께 내놓습니다.
기술 스택 선택, 아키텍처 의사결정, 외부 레퍼런스 비교처럼 정보 수집과 판단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검색 도구보다 추론 모델이 더 유용한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검색은 정보를 찾아주지만 추론 모델은 그 정보로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다룹니다.
단순 구현 질문에 무조건 추론 모드를 쓰는 것은 비효율이고,
복잡한 설계 판단에 일반 모드를 쓰는 것은 결과 품질을 낮춥니다.
어떤 모델에 어떤 모드로 어느 수준의 Thinking Budget을 줄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도구가 좋아졌다고 결과가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LLM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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