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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생각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하면 어떻게 되는가 - OpenAI의 선택

지난 3월 20일, OpenAI가 새로운 내부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ChatGPT, 코딩 에이전트 Codex, 브라우저 Atlas. 
각각 별도로 운영되던 세 제품을 하나의 데스크탑 앱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입니다. 
OpenAI는 이것을 '슈퍼앱(Superapp)'이라고 부릅니다.

발표와 함께 내부 메모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 Fidji Simo가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앱과 스택에 노력을 분산했습니다. 
그 파편화가 우리의 속도를 늦추고, 원하는 품질 기준을 맞추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이 이 결정을 이끌었는지 이해하려면 지난 1년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5년, OpenAI는 동시에 많은 것을 시도했습니다. 
영상 생성 앱 Sora, 브라우저 Atlas, AI 하드웨어 개발, ChatGPT 커머스 기능까지. 
Sam Altman은 당시 이것을 "일련의 스타트업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각 팀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빠르게 실험하는 구조였습니다.

결과는 달랐습니다. 
Sora는 출시 직후 앱스토어 1위에 올랐지만 이후 사용량이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여러 팀이 동시에 컴퓨팅 자원을 요청하면서 내부 자원 배분이 충돌했습니다. 
연구 조직과 제품 조직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졌습니다.

같은 기간, Anthropic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Claude, Claude Code, Cowork를 하나의 앱 안에 통합하여 엔지니어와 기업 고객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가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처음 AI 도입을 결정하는 기업 중 73%가 Anthropic을 선택했고, 
OpenAI는 27%로 내려앉았습니다. Claude가 미국 앱스토어에서 ChatGPT를 앞질렀습니다.
Simo는 내부 전체 회의에서 이것을 '코드레드(Code Red)'라고 불렀습니다.

슈퍼앱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코어는 에이전트입니다. 
사용자의 컴퓨터 위에서 코드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웹을 탐색하는 자율 AI. 
Codex를 코딩 너머 더 넓은 생산성 영역으로 확장한 뒤, 
ChatGPT와 Atlas를 그 안으로 통합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모바일 ChatGPT 앱은 이번 통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OpenAI President Greg Brockman이 제품 개편을 일시적으로 주도하며, 
Simo가 시장 출시를 담당합니다.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전환에서 제품 전략의 보편적인 패턴이 보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은 탐색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방향으로 실험합니다. 
그 실험들이 어느 정도 결과를 내기 시작하면 집중 단계로 전환하는 선택이 필요해집니다. 
무엇을 계속하고 무엇을 내려놓을지를 결정하는 것. OpenAI가 지금 그 지점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밍입니다. 이 전환이 IPO 준비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 시장의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만큼이나 일관된 제품 전략과 수익 가시성을 봅니다. 
슈퍼앱은 에이전트 시장에서의 경쟁 대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AI 도구가 빠르게 등장하는 환경에서 실험의 폭을 늘리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무엇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가진 AI 회사가 "너무 분산됐다"고 인정하며 방향을 바꿨습니다. 
탐색과 집중은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