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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생각

Fable 5가 돌아왔습니다 - 19일의 공백이 남긴 것

7월 1일 Claude Fable 5가 전 세계 사용자에게 복구됐습니다.

6월 12일 수출 통제 지시로 90분 만에 내려간 지 19일 만입니다. 
6월 30일 미국 상무부가 수출 통제를 해제했고, Anthropic은 다음 날 Claude, Claude Code, Claude Cowork 전반에 모델을 재배포했습니다. 
AWS, Google Cloud, Microsoft Foundry 접근도 순차적으로 복구됐습니다.

그런데 이 복귀는 단순히 모델을 다시 켠 것이 아닙니다. 
돌아온 Fable 5는 세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새로운 안전 분류기가 붙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Amazon 연구진이 보고한 탈옥(Jailbreak) 기법이었습니다. 
모델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식별하게 하고, 한 사례에서는 익스플로잇 코드까지 생성하게 만든 것입니다. 
Anthropic은 이 기법을 차단하는 전용 분류기를 새로 훈련했습니다. 
보고된 탈옥 기법을 99% 이상 차단하고, 분류기에 걸린 요청은 거부하는 대신 Claude Opus 4.8로 재라우팅됩니다.

주목할 것은 Anthropic의 솔직한 인정입니다. 
회사는 공식 블로그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어떤 AI 모델도 탈옥에 완전히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완벽한 방어를 약속하는 대신, 특정 기법을 막고 나머지는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현실적인 입장입니다.

둘째, 업계 공동의 탈옥 프레임워크가 시작됐습니다.
Anthropic은 Amazon, Microsoft, Google과 함께 탈옥 심각도를 평가하는 공동 프레임워크를 제안했습니다. 
어떤 탈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업계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보고된 우회 기법에 얼마나 빨리 대응해야 하는지의 표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Fable 5의 사이버 탈옥을 신고할 수 있는 공개 HackerOne 채널도 함께 열렸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은 회사가 사태의 원인이 된 문제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제 조치에 대한 대응이 업계 자율 규범 만들기로 이어진 것입니다.

셋째, 정부와의 관계가 제도화됐습니다.
Anthropic은 복구 조건으로 연방 보안 검토를 위한 프론티어 모델 조기 접근 확대, 탈옥 정보의 신속한 정부 공유, 공동 연구팀 구성을 약속했습니다. 
6월 26일 서한에 담겼던 "향후 모델 출시의 프로토콜과 표준에 관한 정부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금제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직접적인 변화입니다.
복귀 당시 Anthropic은 Pro, Max, Team, 일부 Enterprise 플랜에서 Fable 5를 주간 사용량 한도의 최대 50%까지 7월 7일까지만 무료로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사용량 크레딧(usage credit)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Fable 5의 API 요금은 입력 100만 토큰당 $10, 출력 100만 토큰당 $50입니다. Opus 4.8의 2배로, Anthropic 모델 중 가장 비쌉니다.

그런데 마감이 7월 7일에서 7월 12일로, 다시 7월 19일로 계속 밀렸습니다. 두 번의 연장 끝에 7월 17일 Anthropic이 Fable 5의 최종 적용을 발표했습니다.
7월 20일부터 Fable 5는 Max 플랜과 Team Premium 시트에 정식으로 포함됩니다. 주간 한도의 50%까지, 종료 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Pro 플랜과 Team Standard 시트는 사용량 크레딧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일회성 $100 크레딧이 제공되고, 소진 후에는 API 요금으로 과금됩니다.

Anthropic은 연장을 거듭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Fable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구독 플랜에 단계적으로 접근을 열었고, 추가 용량을 확보하면서 접근을 여러 차례 연장했습니다." 
Fable 5는 Opus보다 상위의 Mythos 클래스 모델로 토큰당 훨씬 많은 컴퓨팅을 사용합니다. 
가장 강력한 모델을 누구에게 얼마나 제공할 것인지가 결국 컴퓨팅 용량의 문제로 귀결된 것입니다.

저는 이 19일의 공백과 그 이후의 과정이 세 가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규제 대응이 일회성 사건에서 상시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Fable 5는 돌아왔지만, 앞으로 Anthropic의 모든 프론티어 모델은 정부 검토 절차를 전제로 출시됩니다. 
이전 글에서 다룬 "정부라는 관문"이 이제 명문화된 약속이 됐습니다.

둘, 안전이 경쟁 요소가 됐습니다. 
탈옥 프레임워크를 Amazon, Microsoft, Google과 함께 만든다는 것은 안전 기준을 선점하는 쪽이 규칙을 쓰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태를 겪은 Anthropic이 오히려 그 규칙 제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셋, 최상위 모델의 접근은 이제 요금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같은 모델이 Max에서는 기본 포함이고 Pro에서는 종량제입니다. 
프론티어 모델의 비용 구조가 구독의 계층을 실질적으로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에서 Fable 5를 워크플로우에 넣으려는 팀이라면 이제 모델 선택과 요금제 선택이 하나의 결정이 됐습니다.

19일간 꺼져 있던 모델이 돌아오는 과정은 프론티어 AI가 어떤 조건 위에서 세상에 존재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규제의 승인, 안전장치의 검증, 그리고 컴퓨팅의 용량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모델은 사용자에게 공개될 수 있습니다.